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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에 대한 공격이 노동 존중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에서 나오고 있다. 2019년 노동권과 생존권을 둘러싼 싸움들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과 곡성공장에서 길게는 20년 동안 청소미화 업무를 해왔던 노동자 100여 명이 도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해고됐다. 금호타이어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이뤄낸 ‘성과’인 ‘3승계(고용, 단체협약, 노동조합)’ 합의가 12년 만에 부정된 것으로 노동조합에 대한 공격으로 읽을 수 있다.
구조적으로 활동하기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무너지면 노동자들 역시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상시적 해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금속노조 금호타이어비정규직지회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곡성공장의 비정규직 노동자 약 1000여명 중 14개 사내하청도급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가입돼 있다.
지난 2005년 금호타이어 주식회사(원청)과 금호타이어노조(정규직)이 고용3승계 약속을 담은 합의서를 작성했다. 실질적인 사용자인 원청이 법의 뒤에서 책임을 피하는 원·하청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됐다.
고용3승계합의서 체결 이후, 금호타이어에서는 사내하청도급회사가 폐업하고 업체가 변경되었을 때, 비정규직 고용과 근로조건이 승계돼 왔다. 현재 새로 바뀐 도급업체인 에스텍 세이프는 그 동안의 관행을 깨고 노동조합과 고용 승계 등을 인정하지 않고 임금 및 처우를 하락시키는 ‘신규채용’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청소미화노동자들의 집단 해고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 되는지에 따라 금호타이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상황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도급업체 소속 노동자들 해고 사태
노동권을 부정당하고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 역시 녹록치 않다. 우선 정부가 노조 설립을 하가해 준 택배 노동자들이 사측에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장에선 노동3권이 무력화됐다. 지난해 11월 광주를 비롯해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지만 사측의 대체배송 및 조합원들의 물품 집하(수거) 금지 조치 등으로 파업이 힘을 쓸 수 없었고 파업 돌입 9일 만에 복귀를 선언했다.
CJ대한통운은 파업에 참여한 700여 조합원 중 100여 명(광주 60여명)의 합법 쟁의행위를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하는 등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압박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도 광주의 ‘노동’ 현실을 변화시킬 변수다. 노동조합은 광주형 일자리 모델은 실패가 예견된 모델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와 국민에게 전가될 것이기에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단체협상 유예조건을 둘러싼 입장차이가 좁혀지지 않아 협상이 유보됐지만 정부와 광주시 등은 광주형 일자리 성사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보수언론들은 광주형 일자리사업을 반대하는 현대기아차 노조를 ‘귀족노조’라며 비난한다.
여론도 마찬가지다. “일자리를 창출하고 임금격차도 축소하는 유의미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비난에도 광주형 일자리를 반대하는 노동계의 주장이 틀렸다고 보기 어렵다.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 이유미 연구원은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핵심은 임금삭감과 일자리를 교환하는 것으로 현대차의 높은 임금이 국내투자의 걸림돌이 되고 있기에, 임금이 반값이 되면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취지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다”면서 “현대차가 국내 투자를 기피하고 해외에 공장을 설립한 건 국내 노동자의 높은 임금 때문이 아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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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광주지역본부가 지난해 12월5일 광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형 일자리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
▲“자동차산업 자체 위기…광주형 일자리 설자리 있나?”
자동차기업이 공장입지를 선정할 때 해당 국가의 임금 수준이나 노사관계를 고려하기는 하지만 현지 시장공략과 통상마찰 회피 등의 목적도 함께 고려하는 것으로 현대차 역시 그 때문에 미국, 유럽, 중국, 남미 등에 생산기지를 건설한 것이며 따라서 지금의 해외투자가 국내 투자 기피 때문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것.
이 연구원은 “문제는 국내든 해외든 현대차는 신규 공장 설립이 필요 없는 상황이라는 점으로 세계 자동차산업은 이미 과잉설비 상태이며 현대차 역시 가동률이 하락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968만 대인데 2017년 판매는 735만 대로 가동률이 75.9퍼센트에 그쳤고, 여유 능력이 233만 대다.
현대차 국내공장은 2012년 191만 대를 최대로 생산한 이후, 생산량이 계속하여 감소해서 2017년에는 165만 대 생산에 그쳤다. 5년 사이에 생산량이 25만 대 감소했다.
이 연구원은 “오히려 있는 공장도 가동하기 어려운 상태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필요 없는 공장을 억지로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광주시와 정부의 주장과 달리 일자리 창출과 임금 격차 해소도 할 수 없는 데다 위기에 빠진 자동차산업의 현실에도 부적합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